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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갯완두 Lathyrus japonica Willd. 더위가 막 느껴지지 시작하는 5월에 찾은 신두사구는 작은 사막을 연상시켰다.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 자리 잡은 이 사구는 천연기념물 제431호이자 해양생태계 보전지역 제1호로 지정된, 정말 특별한 모래밭이다. 독특한 생태환경만큼이나 이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도 특별하다. 사막을 걷듯 모래를 느끼며 걷다보면 통보리사초, 갯방풍, 해당화 등 다양한 해안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어쩌다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금개구리와 같은 동물들과 눈인사 나누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이 특별한 친구들 사이에서 만난 꽃이 갯완두다. 우리나라 해안 거의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갯완두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뜨거운 모래밭에 뿌리를 묻고 바다를 향해 짙은 보랏빛 꽃을 피..
- 물달개비 Monochoria vaginalis var. plantaginea (Roxb.) Solms 수원과 화성, 그리고 안산에 걸쳐져 있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 언젠가 함께 야생화 단체 회원들이 모임을 가졌는데, 강원도에서 높은 산만 보던 회원 한 사람이 처음 이 산을 보고 “저게 산이야?” 하고 어이없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산은 야생화 촬영을 하거나 탐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산이다. 높지 않고 크지 않은 산에 다양한 식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산 이름을 딴 식물들도 꽤 여럿 있을 정도다. 칠보산이 바로 그 산이다. 전국에 칠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꽤 많은데, 그중에서도 수원 칠보산의 키(해발 238m)가 가장 작다. 칠보산은 말 그대로 7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다..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var. ovalis] - 고원지대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와 만주 일대에 분포한다. 국내의 자생지로는 경기도 가평․포천, 강원도 양구․양양․인제․정선․태백․평창․홍천, 전북 무주, 경남 산청 등이다. 4~6월 경 꽃을 피우고, 붉은 색 열매가 달린다. 높이는 대략 40cm 전후다. 산림청에 의해 희귀식물 약관심종으로 지정됐다. 흔히 이름 앞에 ‘금강’이 붙으면 금강산에서 발견됐고, 고산식물이라고 보면 얼추 맞다. 그런 점에서 ‘금강애기나리’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것은 ‘진부애기나리’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진부에서 채집되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싸리재와 금대봉은 흥미진진..
갈퀴현호색[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 -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특산식물이다. 4월에 꽃이 피며 4~5개에서 많게는 10여개의 꽃이 총상화서로 달린다. 일반 현호색과는 달리 꽃잎(화통) 옆으로 꽃받침이 발달해 마치 날개모양을 하고 있다. 이 꽃받침의 모양이 갈퀴를 닮았다고 해 갈퀴현호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중부지방, 특히 강원도의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서너해 전인가, 바쁘게 야생화 탐사를 다니던 해가 있었다. 거의 매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이곳저곳을 뒤지던 시기였는데, 곰배령을 찾은 것도 그 때였다. 강원도 인제에 있는 곰배령은 점봉산을 넘는 고갯길이다.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이곳은 말 그대로 희귀한 야생화가 즐비한 야생화 천국이다. 처음 찾았을 당시 곰배..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 -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경기도의 유명산·화악산·명지산, 강원도의 치악산·오대산·설악산, 북한의 금강산 등 우리나라 중부 지방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꽃이다. 1909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에 의해 발견됐다.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알뿌리를 가지고 있는 숙근성이다. 8월에서 10월 사이에 꽃이 핀다.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특산식물 취약종이다. 한때 화악산은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특히 정상부는 통제가 심했다. 그것이 풀리면서 산 정상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화악산에는 특별한 야생화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금강초롱꽃’이다. 개방이 됐지만, 화악산은 여전히 길이 험하다. 그 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다 보면 길 옆 절개지에서 금..
삼지구엽초[Epimedium koreanum Nakai] - 세 개의 가지에 아홉 개의 잎이 달린다해서 삼지구엽초로 불린다. 4~5월 경에 꽃을 피운다. 매자나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마치 거미를 연상시키는 미색 꽃이 아래를 보고 달린다. 줄기는 대략 30cm 정도 된다. 정력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마구잡이 채취로 요즘은 도통 만나보기가 힘들다. 한방에서는 음양곽(陰羊藿)으로 불린다. 언제부턴가 귀에 익은 이름이었다. ‘삼지구엽초’ 또는 ‘음양곽’.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녀석들이었다. 그런데 만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약초로 말린 것은 종종 구경을 했는데, 꽃을 보기가 왜 그리 힘들던지. 지난해 봄, 우연히 찾은 용인의 한 야산에서 마침내 삼지구엽초를 만났다. 높지 않고 우거지지도 않은 그 산에는 널찍하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