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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여행, 삶의 쉼표 긴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만나다 봄, 그리고 야생화 유난히 텃새가 심했던 겨울추위도 봄기운은 막을 수 없나 보다. 2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어느 틈에 봄 햇살이 겨울을 비집고 들어온다. 동시에 마음도 분주해진다. 머릿속에는 지난해 만났던 봄꽃들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어느 계곡 양지 녘에 피어 있을 야생화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겨우내 묵혀 두었던 사진장비들이 다시 빛을 발하고, 먼지 쌓였던 등산화에는 생기마저 감돈다. 겨울을 털고 일어나 봄 야생화로 이른 봄을 맞이해보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변산바람꽃이나 노루귀 등 한송이만 피어 있는 꽃을 촬영할 때는 가..
너도바람꽃 Eranthis stellata Maxim. 유난히 이른 봄 꽃을 피우는 식물이 바람꽃들이다. 너도바람꽃도 2월말이면 이미 채 녹지 않은 계곡을 따라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 꽃 이름 중 ‘너도’, ‘나도’라는 이름의 꽃들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말 그대로 “너만 바람꽃이냐 나도 바람꽃이다”, “그러고 보니 너도 바람꽃이네” 뭐 이런 소리다. 너도바람꽃의 하얀 꽃잎은 사실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이다. 꽃잎은 꽃술과 꽃받침 사이에 있는 노란색 꿀샘이 있는 부분이다. 사진은 천마산에서 촬영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림청에 의해 보호식물로 관리되고 있다.-월간 2011년 3월호
족도리풀 Asarum sieboldii Miq. 심장형의 크고 높다란 잎 밑으로 땅에 맞닿을 정도로 낮게 피는 암갈색 꽃. 족도리풀을 처음 보면 신기함이 앞선다. 종모양의 뒤통수에 앞으로 세 갈래 갈라진 꽃잎과 줄 맞춰 원을 그리고 있는 꽃술도 그렇다. 비교적 흔한 꽃이지만, 이런 모양탓에 만날 때마다 반갑다. 족도리풀은 종류도 다양하다. 각시족도리풀, 개족도리풀, 무늬족도리풀, 만주족도리풀 등등. 필자가 만난 가장 기억에 남는 족도리풀은 주왕산 폭포 옆 바위에서 본 것이다. 앞으로 내민 잎을 들치자 살포시 얼굴을 내민 족도리풀의 모습은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바위에 매달려 자라던 화야산의 무늬족도리풀도 기억에 남는다. 사진의 족도리풀은 안산 구봉도에서 촬영했다. 족도리풀의 뿌리는 한방에서는 뿌리를 ..
변산바람꽃 Eranthis byunsanensis B.Y.Sun 이른 봄 겨울을 깨고 피는 꽃들이 있다. 노루귀, 복수초가 대표적인 꽃들이다. 하지만 정말 일찍 피는 꽃이 있다. 부지런한 봄꽃들이 기지개를 펼 무렵 이미 단장을 마치고 활짝 피어 반기는 꽃이 바로 변산바람꽃이다. 변산바람꽃은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특산종으로 발표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이후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필자가 처음 변산바람꽃을 촬영한 곳은 경기도 서해안의 한 섬이었다. 변산바람꽃이 처음 발견된 변산반도의 한 마을은 2월이면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룬다. 마을에는 변산바람꽃 액자가 걸려있는 집도 있을 정도다. 이곳 노인들은 변산바람꽃을 땅꽃이라고 불렀다. 경기도 인근에..
개쓴풀 Swertia diluta var. tosaensis (Makino) H.Hara 이름에 ‘개’자가 들어가면 왠지 ‘가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꽃 이름에는 묘한 접두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개’, ‘나도’, ‘너도’, ‘좀’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나도’하고 ‘너도’는 뭐 말 그대로 “너만 000이냐 나도(너도) 000이다”이런 의미다. 일반적으로 다른 식물인데 모습이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다. 사촌인 경우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경우도 있다. ‘좀’은 ‘작다’는 뜻이다. 이 경우는 같은 종류의 식물인데, 크기가 작은 경우 붙여진다. ‘애기’라는 이름이 앞에 붙는 경우도 비슷하다. ‘개’는 비슷하지만 다른 특성을 가진 경우 붙이는 이름이다. 그런 점에서 ‘개쓴풀’은 ‘쓴풀’..
대흥란[Cymbidium macrorrhizum Lindl.] - 난과식물로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부생식물이란 동․식물의 사체․배설물 등을 분해해 생긴 유기물을 생활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하는 식물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사물기생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종속영양식물이며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할 능력이 없는 식물이다. 따라서 잎도 없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란다. 요즘은 야생화 촬영을 하러 떠나는 날이 아주 뜸해졌다. 특별히 게을러진 것도 아닌데, 어찌하다보니 자주 가지를 못한다. 지난해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빡세게 돌아다녔던 날은 기억에 선하다. ‘대흥란’을 찍으러 갔던 때가 그랬다. 대흥란을 보러 가자는 소리에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콜’하고 강원도로 떠났다. 삼척에서 아는 분을 만나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