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246)
들꽃소리
동강할미꽃 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 야생화 중 특별하게 인기가 많고 축제까지 열리는 꽃이다. 석회질이 풍부한 바위틈에서 자라며, 특히 동강 유역을 따라 많이 분포해 이름 앞에 동강이 붙었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할미꽃과 비슷하지만 꽃이 하늘을 향해 핀다는 점과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꽃 색은 연분홍, 붉은 자주, 청보라 등이다. 무엇이든 너무 특별하거나 예쁘면 수난을 겪기 마련. 동강할미꽃도 해마다 봄이면 몰려드는 인파와 사진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매년 봄 강원도 정선군 귤암리 일대에서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납매 Chimonanthus praecox (L.) Link 우리나라 자생식물이 아닌데다, 정원수로 흔히 사용되는 나무꽃이다. 하지만 이른 봄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꽃은 없지 싶어 소개한다. 이른 봄 꽃을 피우는 납매(臘梅)는, 그래서인지 이름에 섣달을 알리는 납(臘)을 달고 있다. 보통은 눈을 머리에 쓰고 촬영된 사진도 많다. 필자는 아쉽게도 그런 사진은 촬영을 못했다. 한자로 ‘蠟梅’라고도 쓴다. 꽃잎이 밀랍처럼 생겼다는 데서 왔다고 한다. 무엇보다 꽃이 피면 향이 좋아 예로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사랑했으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이 꽃을 사랑해 납매(臘梅)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이다. 중국이 원산지다.
풍년화 Hamamelis japonica Siebold & Zucc. 야생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이번 호에 소개하는 풍년화는 원산지가 일본이고, 정원수로 재배되는 식물이다. 꽃이 산발한 듯 피지만, 노란색 꽃잎과 짙은 자주색의 꽃받침이 화려한 느낌을 준다. 봄에 피는 꽃답게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풍년화라는 이름은 꽃이 풍성하게 피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식물도감에는 ‘잎보다 먼저 황색꽃이 만발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만작(滿作)이라고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재배되는 식물인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은 태안의 천리포식물원에서 촬영했다. 조록나무과의 낙엽활엽이다.
구절초 Dendranthema zawadskii var. latilobum (Maxim.) Kitam. 가을이면 숲과 들을 수놓은 꽃이다. 흔히 들국화로 불리며, 가을에 피는 숱한 국화들을 대표한다. 사실 가을에 피는, 우리가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들을 일일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구절초만 하더라도 바위구절초, 산구절초, 포천구절초, 한라구절초 등등으로 분류되고, 비슷한 개미취 형제들, 쑥부쟁이 집안과 같이 가을 산과 들에 피는 국화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구절초라는 이름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꺾어 말려 약으로 쓰는 식물이라는 한방명에서 유래했다. 요즘은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고, 식물원이나 수목원 등에서도 가을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국화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산박하 Isodon inflexus (Thunb.) Kudo 야생화를 촬영하다보면 꽃은 같은데,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들이 제법 있다. 꽃이 같더라도 식물체의 모양이 확실히 구분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낭패다. 산박하와 오리방풀, 방아풀이 그런 경우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산박하와 오리방풀은 잎의 모양이, 방아풀은 꽃의 모양이 조금 다른 정도다. 물론 식물학자들이 구분하는 방법은 더 다양하고 정교하겠지만…. 산박하라는 이름은 일본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박하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박하향은 나지 않는다. 김종원 교수의 에는 ‘박하는 향을 의미하는 멘타속(Mentha)이지만, 산박하는 이소돈속(Isodon)이다. 꽃의 위쪽 입술(上脣)이 정확하게 똑같은(iso, 등) 모양으로 갈라..
수까치깨 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 깨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궁금했다. 잎이 들깨를 닮아서? 아니면 씨가 참깨처럼 생겨서? 암튼 풀치고는 제법 키가 크고, 새로 나온 10원짜리 동전만한 노란꽃이 핀다. 꽃이 지면 작은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볼 수록 정감이 가는(개인적으로는) 묘한 분위기의 꽃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는 수까치깨라는 이름에 대해 ‘미상’이라고 밝히고, 푸른까치깨, 참까치깨, 민까치깨, 암까치깨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종원 교수의 에는 까치깨라는 이름이 ‘까마귀의 깨’를 의미하는 일본이름 ‘가라수노고마(烏の胡麻)’에서 온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름 앞에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