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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를 잡거나 뱀장어를 잡거나 - 미꾸리낚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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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를 잡거나 뱀장어를 잡거나 - 미꾸리낚시

이우형 2016. 11. 28. 13:20




미꾸리낚시

Persicaria sagittata (L.) H.Gross


논가 도랑이나 습지 주변에서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사촌으로 고마리,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등이 있는데, 처음 본 사람은 대부분 “그게 그거 아니야?”란 표정을 짓는다. 모두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촬영할 때 꽃만 클로즈업하면 고마리와 혼돈하기 쉽다. 줄기와 잎을 함께 촬영하면 멋진 선을 그려낼 수도 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여뀌대, 늦미꾸리낚시, 미꾸리덤불, 여뀟대 등으로도 불린다. 이우철 강원대 교수의 저서 <한국식물명의 유래>에 따르면 작명 유래가 미상이라고 되어 있다. 반면, 김종원 계명대 교수의 <한국식물생태보감1>에는 ‘한글명 미꾸리낚시는 가을철에 뱀장어를 잡는다는 의미의 일본명 아끼노우나기쭈까미(鰻掴)와 잇닿아 있다’며 ‘거꾸로 생긴 가시(逆刺)가 있는 줄기를 이용해 미끄러운 뱀장어를 움켜잡을 수 있다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한다.

어쨌거나 이들 집안 사촌들은 생김새 보다, 의미가 있는 듯 없는 듯한 묘한 이름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

<월간 茶道 2016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