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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납매 Chimonanthus praecox (L.) Link 우리나라 자생식물이 아닌데다, 정원수로 흔히 사용되는 나무꽃이다. 하지만 이른 봄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꽃은 없지 싶어 소개한다. 이른 봄 꽃을 피우는 납매(臘梅)는, 그래서인지 이름에 섣달을 알리는 납(臘)을 달고 있다. 보통은 눈을 머리에 쓰고 촬영된 사진도 많다. 필자는 아쉽게도 그런 사진은 촬영을 못했다. 한자로 ‘蠟梅’라고도 쓴다. 꽃잎이 밀랍처럼 생겼다는 데서 왔다고 한다. 무엇보다 꽃이 피면 향이 좋아 예로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사랑했으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이 꽃을 사랑해 납매(臘梅)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이다. 중국이 원산지다.
풍년화 Hamamelis japonica Siebold & Zucc. 야생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이번 호에 소개하는 풍년화는 원산지가 일본이고, 정원수로 재배되는 식물이다. 꽃이 산발한 듯 피지만, 노란색 꽃잎과 짙은 자주색의 꽃받침이 화려한 느낌을 준다. 봄에 피는 꽃답게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풍년화라는 이름은 꽃이 풍성하게 피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식물도감에는 ‘잎보다 먼저 황색꽃이 만발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만작(滿作)이라고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재배되는 식물인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은 태안의 천리포식물원에서 촬영했다. 조록나무과의 낙엽활엽이다.
앵초 Primula sieboldii E.Morren 앵초는 다른 야생화와는 달리 귀티가 묻어난다. 좀 더 분명하게 표현하면, 집안에서 키우는 화초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산에서 만나면 왠지 누군가 일부러 심어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흔한듯하지만 정작 만나기는 쉽지 않다. 물이 있는 습한 곳에서 자란다. 개인적으로 자생지 몇 곳을 알고는 있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다 찾을 때면 꽃 피는 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앵초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계명대학교 김종원 교수가 쓴 2권에 잘 설명되어 있다. 짧게 옮기면 일본명 그대로의 표기이며, 앵두와 앵초의 앵(櫻)은 모두 앙증맞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앙증맞고 사랑스럽다는 뜻이라고. 강원대학교 이우철 교수가 엮은 에는 앵초..
회리바람꽃 Anemone reflexa Steph. ex Willd.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식물이 바람꽃이다. 바람꽃의 학명인 ‘Anemone’는 바람을 뜻하는 그리스어 ‘anemos’에서 유래했다. 그리스신화 속 아네모네의 전설이 담겨 있는 꽃이 바로 이 바람꽃이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바람꽃은 크게 바람꽃속, 너도바람꽃속, 만주바람꽃속, 나도바람꽃속 등 4개의 속으로 나뉜다. 그 중 아네모네라는 학명이 붙은 것은 바람꽃속이다. 대략 15종정도 알려져 있으며, 그 중 국내 자생여부가 불분명한 것도 1~2종 있다. 바람꽃속 꽃들은 꽃잎이 없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다. 회리바람꽃은 꽃받침마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회리바람꽃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뭐지?’였다. 화려한 꽃잎이 없..
동의나물Caltha palustris var. palustris L. 우리나라처럼 산에서 나는 다양한 풀들을 나물로 만들어 먹는 나라는 드물다. 이른 봄, 들과 산에서 나는 거의 모든 풀들은 그야말로 나물이고 쌈채다. 물이 좋고 땅이 좋아 이 땅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식물들이 나물로 이용되지만, 드물게 독이 있어 그냥 섭취할 수 없는 식물들도 있다. 아예 독초로 이름난 천남성이나 투구꽃 같은 몇몇 식물을 제외하고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동의나물도 그런 식물이다. 동의나물은 특히 곰취와 잎이 닮아 서툰 나물채취꾼들이 자주 실수하는 식물이다. 독이 있어 잘못 섭취하면 적잖이 고생할 수 있다. 사진의 동의나물은 유명한 인제의 곰배령에서 촬영한 것이다. 동의나물은 습한 것을 좋아해 물가나 습한 땅에서 잘 자란..
올괴불나무Lonicera praeflorens Batalin 가끔 눈을 머리에 이고 있을 정도로 일찍 꽃을 피운다. 위로 말린 꽃잎과 수술의 모습이 마치 토슈즈를 신은 발레리나를 닮아 야생화 사진가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피사체다. 사진의 꽃은 잎이 위로 말리기 전이라 발레리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잎이 나오기 전 연분홍색의 꽃이 핀다. ‘올괴불나무’라는 이름은 일찍 꽃을 피는 ‘괴불나무’라는 의미다. 괴불은 옛날 아이들이 차던 주머니끈 끝을 장식하던 노리개다. 괴불나무는 꽃이 이 괴불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인동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올아귀꽃나무’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