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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남개연 Nuphar pumilum var. ozeense (Miki) Hara 2006년 여름 연천에 일이 있어 가던 길이었다. 당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쪽이 연결되지 않았던 탓에 파주 쪽으로 돌아가야 했다. 자유로를 벗어나 지방도로 접어들었는데, 오른쪽으로 자그마한 연못이 하나 보였다. 특이하게도 네모난 연못이었는데, 규모는 크지 않았다. 물위에 노란 꽃이 떠 있어 본능적으로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꺼내 연못으로 향했다. 사진의 남개연은 거기서 만났다. 남개연은 개연꽃, 왜개연꽃, 참개연꽃 등과 함께 수련과의 사촌형제들이다. 특히 왜개연의 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보면 남개연이 훨씬 더 예쁘다. 특히 빨간 꽃술이 인상적이다. 꽃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아 2~3cm 정도되며, 물속 줄기는 대략 1m..
종덩굴 Clematis fusca var. violacea Maxim. 요즘 인기 있는 화분 혹은 정원식물로 크레마티스(Clematis)라는 식물이 있다. 우리나라 자생종인 큰꽃으아리와 비슷한데 꽃색이 참 다채롭다. 꽃도 크고 색도 화려한데다 넝쿨식물이다 보니 응용할 데가 참 많다. 종덩굴은 우리나라의 산지 그늘진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종덩굴 역시 학명에 크레마티스가 붙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크레마티스 일족이란 이야기다.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에는 종덩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7종 등록되어 있다. 꽃의 모양이 종처럼 생긴 크레마티스만 그렇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라 만나면 반갑고 신기한 꽃이다.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 자라며 멀리 만주, 아무르, 우수리 지역까지 분..
매화말발도리 Deutzia uniflora Shirai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은 자신만의 생활방식이 있다. 사람들도 각자 자신만의 생활방식이 있고, 동물들도 살아가는 환경이 제 각각이다. 식물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식물의 낙원이라 불리는 열대우림에서 편하게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는가 하면, 동토의 땅이나 열사의 땅에서 살아가는 것들도 있다. 같은 환경에 살고 있다고 해도 발붙이고 사는 곳이 독특한 식물들도 있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 음지를 좋아하는 식물,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식물 등등……. 매화말발도리도 특이한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식물이다. 보통 4월에서 6월 사이에 산속에서 꽃을 피우는데, 이 식물이 뿌리 내린 곳은 바위틈이다. 풀도 아니고 나무인데 유독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을 고집한다. 스스..
화성시와 안산시가 마주 보고 있는 항구 전곡항과 탄도항은 서로의 앞바다를 함께 사용한다. 전곡항 건너 보이는 누에섬은 탄도항에서 바닷길이 열린다. 얼마전 그 바닷길 옆으로 3기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섰다. 열린 바닷길을 따라 난 풍경도 아름답지만 섬은 오롯이 섬일 때 운치를 더한다. 은빛 비늘 반짝이는 바다와 푸른빛 은은한 하늘 사이 봄 기운 가득 머금은 누에섬에는 하늬바람이 불고 있다.
탄도항의 저녁 바닷물 모두 빠져나가 속살 훤히 드러난 갯벌 위로 해가 진다. 옅은 햇빛에 검게 물든 땅. 푸르던 하늘 위로 붉은 비단이 펼쳐졌다. 바람마저 숨죽인 시간 커다란 바람개비 날개 멈추고 멀어져 가는 해를 그리워한다.
나도개감채 Lloydia triflora (Ledeb.) Baker 5월은 가장 많은 야생화가 피는 달이다. 야생화 탐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이 시기가 가장 즐겁다. 조금 깊고 높은 산에 올라가면 온갖 야생화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개감채가 피는 시기도 이때다. 사진의 나도개감채는 5월 청계산에서 촬영했다. 나도개감채는 식물 자체가 여리고 작은데다 꽃도 특별히 눈에 띄는 색이 아니라서 얼핏 찾기가 쉽지 않다. 등산로 주위에서 만날 수 있기는 하지만 눈 여겨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흔히 우리 꽃들 중에 ‘나도’나 ‘너도’가 앞에 붙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원래 이름을 가진 식물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다. 나도개감채에게 ‘나도’를 붙여준 개감채라는 식물도 물론 있다. 크기와 꽃의 모양은 비슷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