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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소리
미치광이풀 Scopolia japonica Maxim. 봄꽃들이 우르르 피어날 때 같이 피는 꽃이다. 비옥하고 부식질이 풍부한 땅, 반그늘진 곳을 좋아한다. 꽃은 자주색 종모양으로 피는데, 드물게 노란색으로 피기도 한다. 노란색 꽃이 피는 종은 ‘노랑미치광이풀(Scopolia lutescens Y.Lee)로 분류를 달리한다. 이름의 유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결론은 독이 있으니 먹지 말라는 뜻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 따르면 ‘광증(미친병)에 약용’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자료를 좀 더 뒤적여보니 한방에서는 낭탕근(莨菪根)으로 불리며 주로 소화기계통의 질병에 법제화해 아주 적은 양을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보기만하고 손대지 않는 것이 상책인 식물이다.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동강할미꽃 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 야생화 중 특별하게 인기가 많고 축제까지 열리는 꽃이다. 석회질이 풍부한 바위틈에서 자라며, 특히 동강 유역을 따라 많이 분포해 이름 앞에 동강이 붙었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할미꽃과 비슷하지만 꽃이 하늘을 향해 핀다는 점과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꽃 색은 연분홍, 붉은 자주, 청보라 등이다. 무엇이든 너무 특별하거나 예쁘면 수난을 겪기 마련. 동강할미꽃도 해마다 봄이면 몰려드는 인파와 사진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매년 봄 강원도 정선군 귤암리 일대에서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수까치깨 Corchoropsis tomentosa (Thunb.) Makino 깨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궁금했다. 잎이 들깨를 닮아서? 아니면 씨가 참깨처럼 생겨서? 암튼 풀치고는 제법 키가 크고, 새로 나온 10원짜리 동전만한 노란꽃이 핀다. 꽃이 지면 작은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특별히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볼 수록 정감이 가는(개인적으로는) 묘한 분위기의 꽃이다. 이우철 교수의 에는 수까치깨라는 이름에 대해 ‘미상’이라고 밝히고, 푸른까치깨, 참까치깨, 민까치깨, 암까치깨 등의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종원 교수의 에는 까치깨라는 이름이 ‘까마귀의 깨’를 의미하는 일본이름 ‘가라수노고마(烏の胡麻)’에서 온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름 앞에 ‘수’가 ..
영아자 Asyneuma japonicum (Miq.) Briq. 이름도 독특하고 꽃도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독특한 이름 ‘영아자’의 유래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1930년대말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명조사서인 에는 ‘염아자’로 기록되었다가, 1950년대 중반 발간된 에 ‘영아자’로 이름이 바뀐 변천사 정도만 알려져 있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은 마치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듯하다. 뒤로 말린 5장의 긴 꽃잎, 끝이 3갈래로 갈라져 동그랗게 말린, 앞으로 툭 튀어 나온 긴 암술대가 연출하는 모습이다. 어쨌거나 여름 산행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식물로, 어린잎은 나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농가에서 새로운 소득작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사진은 올여름 폭염 속 짧은 산행에서 만난 영아자꽃이다...
앵초 Primula sieboldii E.Morren 앵초는 다른 야생화와는 달리 귀티가 묻어난다. 좀 더 분명하게 표현하면, 집안에서 키우는 화초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산에서 만나면 왠지 누군가 일부러 심어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흔한듯하지만 정작 만나기는 쉽지 않다. 물이 있는 습한 곳에서 자란다. 개인적으로 자생지 몇 곳을 알고는 있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다 찾을 때면 꽃 피는 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앵초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계명대학교 김종원 교수가 쓴 2권에 잘 설명되어 있다. 짧게 옮기면 일본명 그대로의 표기이며, 앵두와 앵초의 앵(櫻)은 모두 앙증맞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앙증맞고 사랑스럽다는 뜻이라고. 강원대학교 이우철 교수가 엮은 에는 앵초..
회리바람꽃 Anemone reflexa Steph. ex Willd.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식물이 바람꽃이다. 바람꽃의 학명인 ‘Anemone’는 바람을 뜻하는 그리스어 ‘anemos’에서 유래했다. 그리스신화 속 아네모네의 전설이 담겨 있는 꽃이 바로 이 바람꽃이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바람꽃은 크게 바람꽃속, 너도바람꽃속, 만주바람꽃속, 나도바람꽃속 등 4개의 속으로 나뉜다. 그 중 아네모네라는 학명이 붙은 것은 바람꽃속이다. 대략 15종정도 알려져 있으며, 그 중 국내 자생여부가 불분명한 것도 1~2종 있다. 바람꽃속 꽃들은 꽃잎이 없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다. 회리바람꽃은 꽃받침마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회리바람꽃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뭐지?’였다. 화려한 꽃잎이 없..